해상도를 '이해'하고 계신가요?

해상도


이미지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D%95%B4%EC%83%81%EB%8F%84


'해상도'의 개념도 모르고 전자책을 만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전자책 만드는데 해상도를 왜 알아야 하냐고 반문을 하신다면, 전자책 만들기 전에 디지털 콘텐츠의 개념부터 먼저 공부를 하세요.

똑같은 EPUB파일이라 해도 어떤 해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편집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책을 보는 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기기가 무엇인지를 고려해 전자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자책은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 TV등 다양한 화면에서 보기 때문에 '디스플레이'를 고려하지 않고는 만들 수 없습니다. '디스플레이'에서 가장 신경써야 하는게 '해상도'지요.

해상도가 뭔지 안다고 하는 분들 중에서도 해상도의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VGA, XGA, HD, FHD, UHD 등의 용어가 뭔지 알고 있어도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지 못하더라구요. '더 선명한' 화면 정도로 알고 있다면 해상도 공부를 다시 해야합니다.

해상도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간단한 질문.

1. VGA, FHD, UHD 셋 중 어떤 해상도의 화면이 가장 클까요?
2. FHD와 UHD 중 더 선명한 화질의 해상도는?

바보같은 질문이라고 생각하신다면, 해상도에 대해 다시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하는 전자책 편집자를 찾기 힘들어요. 1번, 2번 모두 UHD라고 답을 하신 분이라면 해상도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분이예요.

1번, 2번 모두 '알 수 없다'가 정답입니다.

해상도 = 화질 이라고 생각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반만 맞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같은 거리에 있는 같은 크기의 화면에서 UHD가 FHD보다 화질이 선명하다'고 해야합니다. 같은 100인치라면 UHD가 선명하지만, 100인치 UHD 보다 10인치 FHD가 화질이 더 선명합니다.

FHD와 UHD는 똑같이 100인치가 될 수도 있고, 50인치 UHD와 100인치 FHD도 있습니다. FHD와 UHD중 누가 화면이 더 크냐는 질문은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요.

어떤 분들은 FHD보다 UHD로 더 큰 화면을 만들 수 있는게 아니냐고 합니다. 이것도 틀립니다. 라스베가스에 가면 CGA보다 낮은 해상도로 만든 400미터짜리 디스플레이가 있습니다.

그럼 전자책으로 돌아와서....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스마트폰은 WXGA급 이상이 대부분입니다. 저가 스마트폰은 WXGA가 많고, 갤S8같은 상위기종은 WQHD급보다 해상도가 높습니다. 해상도는 같은데 화면 크기는 5~6인치고요. 이게 전자책 편집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같은 5인치인데 글자 크기는 WXGA가 WQHD보다 큽니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본문 글자 크기를 1em 으로 했을 때 6인치 WXGA는 한 줄에 18자, 15줄이 들어간다면 WQHD는 한 줄에 25자, 30줄이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지요. 종이책은 편집자가 한줄에 들어갈 글자 수를 정하지만 전자책은 '해상도'와 화면 크기가 한 줄에 들어갈 글자 수를 정하게 됩니다.

이미지 크기도 해상도와 화면 크기에 영향을 받습니다. 가로 폭 1280픽셀 이미지는 WXGA에서는 화면 가득 보이지만 WQHD에서는 화면의 1/2밖에 안됩니다. 종이책처럼 편집자가 이미지의 크기와 선명도를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는 얘기에요.

전자책의 글자 크기, 한 줄에 들어가는 글자수, 한 화면에 들어가는 줄 수, 이미지의 선명도는 편집자가 정할 수 없습니다. 이걸 정하는건 '해상도'와 '화면 크기'입니다.

전자책을 편집할 때 '종이책'을 기준으로 편집하지 말라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전자책은 절대로 종이책처럼 편집할 수 없습니다. '이 전자책은 1024*768해상도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라는 얘기는 '이 전자책은 2017년에 출시된 최신 휴대폰에서는 엉망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라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편집자가 책이 최적으로 보이는 해상도와 화면 크기를 특정해사는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여전히 '종이책'을 편집하던 생각의 틀에 맞춰 전자책을 편집하려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자책을 만들고 싶다면 '전자책'으로 만드세요. '종이책 같은 전자책'을 만들려고 노력하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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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쉬운 교보문고 멀티미디어 북

전자책 출판정보 2017.01.12 09:59

'이게 최선입니까!'

최근 다시 뜨고 있는 드라마 명대사지요?


교보문고에서 팔고 있는 멀티미디어 eBook을 보고 이 대사가 떠올랐어요.


교보문고 멀티미디어 eBook은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digital.kyobobook.co.kr/digital/eventTemplet/eventTempletMain.ink?tmplSeq=7164


교보문고 EPUB 뷰어는 동영상, MP3 뿐 아니라 Fixed Layout, CSS3, JavaScript, SVG, MathML, 조만간 SMIL까지 지원을 합니다. 국내 유통사 뷰어 중에서는 유일하고, 깃든이나 펍트리 뷰어 처럼 EPUB3 뷰어를 표방하는 것들과 비교해도 기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여행책에 구글 지도를 넣고, 요가책에 시간에 맞춰 사진이 바뀌게 만들고, 아이들을 위한 책에 흥미를 높일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을 넣는 것들이 가능해요. 이렇게 책을 만들려면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변환'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종이책에 MP3를 넣은 정도가 한계인 것 같아요.


영한 대역 어린왕자를 보면 '기획'이 빠져있습니다. 종이책을 스캔해서 PDF로 만들고 링크로 영문판과 번역본을 오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이건 제가 만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한 대역본입니다.

MP3를 넣지 않았지만 TTS로 들을 수 있지요. 글자 크기를 자유롭게 확대/축소 할 수 있고 영문판을 보다 막히는 부분이 나왔을 때 그 부분만 팝업으로 한글 번역본을 볼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는 팝업 주석 창이 예쁘지 않아요 ㅜ.ㅜ 알라딘이나 리디북스 전자책 뷰어로 보면 좀 더 예쁘게 한글 번역본을 볼 수 있습니다 ^^;;


  



이 둘의 차이는 '기획'입니다. 별것 없는 기획이지만, 하나는 링크로 한글과 영문을 오가게 했고, 다른 하나는 영문판 안에서 한글을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MP3는 TTS보다 자연스럽지만 영문 TTS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TTS로 들어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린왕자'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어떤 편집이 더 편해 보이세요?



'왕초보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도 샘플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자책과 종이책을 보면 구성이 완전히 동일합니다. 발음을 MP3 듣기 버튼을 눌러 듣느냐, QR코드로 듣느냐의 차이만 있지요. 괜찮아 보입니다. 종이책은 발음을 들으려면 QR코드를 찍어야 하는데 터치 한번으로 MP3를 들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이게 최선이었을까요?


   

왼쪽이 전자책, 오른쪽이 종이책





2년 전에 전자책 기획 교육을 위해 만들었던 샘플이 하나 있습니다. 마침 이 샘플도 넥서스의 영어 단어장 책이었어요. 교육을 목적으로 단어 5개만 발췌해 만들었기 때문에 넥서스의 허락은 받지 않고 만든 샘플이라 넥서스 출판사는 이 샘플의 존재를 모를거예요^^;

이게 종이책 원본입니다.

이 책을 EPUB3로 아래처럼 만들었어요. 자세히 보시면 종이책과 구성이 완전히 동일하다고 느끼실거예요. 모든 내용을 종이책에서 가져와 그대로 살렸습니다. 하지만 EPUB3 전자책에는 MP3 버튼을 추가하고, 단어와 뜻을 구분해서 학습 효율을 높였습니다. 단어와 뜻이 같이 나와있으면 뜻에 눈이 가서 단어를 암기하는데 방해를 주기 때문에 뜻은 필요할 때만 볼 수 있도록 버튼으로 처리했지요.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기획을 하느냐에 따라 이런 차이가 생깁니다. '종이책하고 똑같이 만들지 말라' 제가 늘 강조하던 거지요. 어떤 책은 종이책의 편집을 그대로 살려야 하지만 어떤 책은 완전히 새로 만들었을 때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왕초보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을 종이책의 보조 교재로 만든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제가 기획을 했다면 종이책 내용 중 영어 문장과 MP3만 따로 뽑아 내서 카드 형식으로 만들었을거예요. 그래서 종이책으로 공부를 하는 분들이 QR코드로 발음을 듣지 않고 전자책을 종이책 옆에 펼쳐서 공부는 종이책으로 하고 발음을 듣고 싶을 때 전자책을 활용하도록이요.

그리고 종이책을 볼 수 없는 상황, 예를 들면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친구를 기다리느라 10분쯤 시간이 났을 때 종이책으로 학습한 내용을 전자책으로 복습할 수 있도록 하는거지요.


이게 정답이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기획을 할 수 있다는거예요.


다른 책들도 고민이 부족해 보여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미움받을 용기를 읽는 독자가 출판사가 정해놓은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싶어 할까?

책을 읽는 사람들은 장제목 페이지를 1초면 넘기는데 화려한 멀티미디어 애니메이션이 필요했을까?

발음은 정확하지만 읽는 부분을 볼 수 없는 MP3와 발음이 조금 어색해도 읽는 부분을 따라갈 수 있는 TTS 중 어느 쪽이 더 좋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EPUB3를 기획한다면 전자책을 보고싶어 하는 독자들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교보문고 멀티미디어북은, 출판사들이 교보문고 뷰어의 기능을 100% 활용하지 못해 2% 부족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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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책은 종이가 제맛"] 정말 그럴까?

킨들·스마트폰 홍수에도 미국인들 "책은 종이가 제맛"

...

1520명의 미국 성인이 참여한 이번 여론조사에서 어느 형태의 서적이라도 1권 이상의 책을 읽은 사람은 73%였다. 이 중 종이책을 읽었다는 응답자는 65%, 전자책은 28%, 오디오북의 비중은 14%였다. 


원문 : http://news1.kr/articles/?2767311


며칠 전 보고 별 의미 없어 지나친 기사인데, 2~3일 사이에 여러 신문사에서 같은 기사가 올라왔네요. '기사 바로보기' 버릇이 도져 이 기사의 허점도 짚어보려 합니다.


제목을 통해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사람들이 더 선호한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원문을 보신 분도 있을텐데, 원문에 나타난 그래프와 자료를 봐도 종이책을 사람들이 더 많이 봅니다.

그 이유를 종이책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기사는 분석을 했습니다. 그런데 반만 맞고 반은 틀립니다.


저는 전자책이 종이책 시장을 잠식할거라는 주장에 항상 반대했습니다. 전자책 단말기가 종이를 완전히 대체할 정도로 발달하기 전까지 전자책은 절대 종이책을 대체하지 못합니다. 점토판이 양피지와 죽간으로, 그리고 종이로 완전히 대체된 것은 점토판이 갖고 있는 기능의 99%를 종이로 대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점토판보다 편리하면서 점토판으로 할 수 있는건 종이로도 모두 가능했기 때문에 종이가 점토판을 완전히 대체한 것입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보면 전자책은 종이책의 기능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합니다. 전자책이 종이를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은 텍스트를 보여주는 기능 뿐입니다. 그것도 순차적으로 페이지가 넘어가는 책에 한정됩니다. 전자책도 메모, 북마크, 쪽지, 링크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지만 종이책의 고유 기능을 완전히 대체할 정도로 편리하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편해지기 전까지 전자책은 종이책의 대체제로 남을 것입니다.


현재 수준의 전자책이 종이책 영역을 잠식할 수 있는 부분은 페이지 순서대로 읽을 수 있는 텍스트입니다. 텍스트를 읽는 행위가 중요한 책으로 한정됩니다. 텍스트를 읽으며 다른 작업, 예를 들어 메모를 하고, 밑줄을 긋고, 앞 뒤의 다른 페이지를 참고하는 등의 일을 해야하는 책은 여전히 종이책이 편합니다.


텍스트를 읽는 행위가 중요한 책은 소설입니다. 소설, 스토리텔링 형의 자기계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문서 등이 전자책에 적합합니다. 이런 책의 비중이 30%입니다. 그렇다면 기사의 내용으로 볼 때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은 거의 다 대체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종이책을 더 선호한다는 말은, 종이책이 책이 갖춰야 할 다양한 기능에서 전자책보다 편리하기 때문에 더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데이터를 보고 전자책이 제공하는 기능만으로도 충분한 경우 사람들은 전자책으로 대부분 이동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 스릴러, 로맨스 같은 재미 위주의 소설 분야만 분석한다면 전자책 점유율이 종이책을 앞질렀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카테고리의 소장용이 아닌 페이퍼백 시장은 전자책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질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책이었지만 앞으로는 책이 사라질 분야도 있습니다. 종이사전이 사라지고, 브리태니커가 사라졌듯이요. 피트니스용 책은 앞으로 서점에서 찾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지금 앱스토어에서 피트니스 앱을 한번 받아보세요. 그럼 제 말에 동의하실거예요. 요리책도 사라질 것입니다. 위키피디아가 브리태니커를 몰아냈듯이 요리책도 인터넷 레시피에 자리를 내줄 것입니다.


이런 부분들까지 고려를 한다면 [미국인들 "책은 종이가 제맛"]이라는 기사 제목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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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제작 지원 사업 - 탁상행정이 현실적인 사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전자책 출판정보 2016.07.05 14:14

'2016년 1인출판사 텍스트형 전자책 제작 지원 사업 공고'

https://ebookbaro.or.kr/front/contents/intro.do


전자책 관련해서 대표적인 탁상행정 중 하나가 '전자책 제작 지원 사업'입니다. 신경도 쓰지 않는, 아니 신경 써봐야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사업인데 최근에 메일과 SNS 포스트로 자주 보게 되어 글을 남깁니다.

탁상행정 : 탁상 위에서만 하는 행정이라는 뜻으로, 현실적이지 못한 행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전자책 제작비를 지원해 주는데 왜 탁상행정이라고 할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거예요. 이 사업은 전자책 시장의 생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전자책 지원사업의 혜택을 보려면 2016년 1월에 출간한 책을 2016년 5월까지 전자책으로 만들어 팔 수 없습니다. 1차 선정작 발표를 4월 27일에 했으니 빨리 만들어도 5월 출간입니다. 5개월을 기다려 100%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면 한 푼이라도 아쉬운 영세한 출판사 입장에서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450종 내외만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450종 안에 들지 못하면 몇개월씩 출간이 늦어졌는데 출판사 비용으로 전자책을 제작해야 합니다.

1차가 3월 17일까지 응모하고 4월 27일 발표되었습니다. 450종을 선정한다고 했는데 3월 18일 이후 출간된 책은 2차에 응모를 해서 8월에 발표를 하면, 9월에 출간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운 좋게 2차 대상 도서 380종에 포함이 되면 지원을 받고 지원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3월 출간 도서가 9월에야 전자책으로 나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루에 출간되는 종이책이 100종이 넘고, 한달동안 등록되는 전자책은 3,000종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1월부터 4월까지 종이책으로 출간된 책을 대상으로 380종(2차) 내외로 선정을 합니다. 출간될 책을 기준으로 하면 30대 1 가까운 경쟁율입니다. 물론, 현재 상황으로 보면 경쟁율이 높을 것 같지는 않아요. 


선정 기준에 '문화부, 진흥원 추천도서 등 콘텐츠 우수성이 검증된 도서 우선 선정'라고 되어 있으니 출간할 책은 대상에 포함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출간될 책을 미리 신청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전자책 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해 지원하는 사업인데, 1월에 출간한 책을 5월까지 전자책으로 출간해서는 안된다는 조항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선정 제외대상 : 전자책으로 제작되어 기 유통되고 있는 도서


종이책으로 나오자 마자 전자책으로 제작해 등록을 한다면 전자책 시장 활성화에 더 큰 도움이 될텐데 전자책으로 유통되고 있는 도서는 '제외대상'입니다.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위해 보다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며 지원하는 사업이 오히려 전자책 보급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전자책 시장을 이끄는 콘텐츠는 종이책을 출간하지 않는 장르 분야입니다. 유통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매출 기준으로 60%, 판매권수 기준으로 70%~80%가 종이책 없이 전자책으로만 출간하는 책입니다. 전자책의 특성상 '양서'로 분류될 법한 책보다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잘 팔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10권 중 7권을 전자책으로 보지만, '사피엔스', '총균쇠' 같은 책은 종이책으로 봅니다. 라디오와 TV는 '방송'이라고 분류되고 MBC, SBS, KBS 처럼 같은 방송국에서 만들지만 담는 형식이 달라 내용과 청취자가 다릅니다. 전자책과 종이책도 같은 '책'이지만 읽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콘텐츠일 수 없습니다.


전자책 제작 지원 사업에서는 어떤 책을 선정할까요? 독자들이 종이책을 선호하는 콘텐츠일까요? 아니면 전자책을 선호하는 콘텐츠일까요? 일단, 전자책 독자들의 70%~80%가 선택하는 장르는 빠져있습니다. 30%가 선택하는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변환한 콘텐츠 중에서 소설, 경제경영, 자기계발 분야의 책이 10%~15%를 차지합니다. 나머지 10% ~ 15%가 그 이외의 분야입니다. 유통사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5%p~10%p 이상 차이는 나지 않을거예요.


우선 선정 대상인 '독서인(www.read-kpipa.or.kr) - 정보마당 - 추천도서'를 보면 10% ~ 15% 밖에 점유하지 않는, 장르/소설/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를 제외한 도서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자들이 전자책으로 선호하지 않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고 볼 수 있지요.

독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분야를 집중 지원해서 시장을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추진한다면 그래도 다행이겠지만, 100보 양보를 해도 아무 생각이 진행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저 분야들은 전자책 독자들이 이용하는 스마트폰으로 보기 좋은 분야가 아니니까요. 콘텐츠를 집중 육성해도 독자들이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입니다.

정부는 매년 전자책 육성 사업을 진행한다고 이것 저것 발표를 합니다. 하지만 출판사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출판을 모르고, 전자책 사업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탁생행정을 벌인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전자책 제작 지원 사업은 제대로 운영을 하면 많은 출판사들에게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전자출판산업 경쟁력 강화 및 양질의 전자책 확충'이라는 사업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현실에 맞는 정책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긴 글을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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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유통 플랫폼 ① 전자책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오해 3/4

전자책 출판정보 2016.06.27 11:31

3. 콘텐츠 가격이 비싸다.

전자책 가격이 비싸서 이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인터넷에 차고 넘친다. 모 출판 관련 기관에서 해당 기관이 내는 월간지 독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보면 소설 2,000원대, 인문 5,000원대, 경제경영 2,000원대 등이 나왔다.


이 결과를 설명하기 전에 아래 기사를 먼저 읽고 넘어가자.


전자책 독서실태조사  


우리나라 국민의 연간 전자책 독서율은 14.6%이며, 전자책을 읽지 않는 사람까지 포함한 국민 연평균 전자책 독서량은 1.6권으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연구소가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 전자책을 읽은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4.6%가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29.2%로 가장 많았고, ‘10대’(21.5%), ‘30대’(17.5%) 순으로 이어졌다. 


http://203.241.185.12/asd/read.cgi?board=clipinfo&y_number=917


이 설문 결과의 신뢰도를 점수로 환산한다면 몇점이나 줄 수 있을까? 내가 준 점수는 0점이다. 문체부와 한국출판연구소라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결과를 일개 개인이 0점을 줬다면 이 기사가 나왔을 시기에는 욕을 먹었을 것이다.


이 설문 내용을 유통사의 실제 매출 데이터로 분석해 보면 왜 0점인지 수긍을 할 것이다.


유통사 매출 데이터를 기준으로 전자책을 가장 많이 구매해 보는 사람들은 30대 ~ 40대이다. 30세 ~ 50세 사이 연령대가 전자책 구매 금액의 60%, 구매 권수의 70% 정도를 소비한다. 구매 금액 기준으로 20대는 20% 안팎이고, 50대 이후가 10%정도 된다. 10대 이전(0세~19세 사이)는 10%밖에 되지 않는다.


위 설문을 보자. 이 기사만 본다면 20대가 전자책을 가장 많이 보고 10대가 그 다음으로 많이 볼거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독서 인구 중 14%가 전자책을 볼거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다르다. 모 유통사(서점)에 가입한 회원 1,000만명 중 1년간 종이책을 1권이라도 구매한 사람은 약 200만명이고, 전자책을 구매한 사람은 종이책 구매자 대비 5%가 채 되지 않았다. 14%가 전자책을 읽는다는 결과와 너무 다르다.


전자책 관련 강의를 종종 하는데 사람들에게 이 자료를 보여주면 '왜 저런 결과가 나오냐'고 물어본다. 그럼 수강생들에게 즉석 설문을 해서 뭐가 문제인지 확인시켜 준다. 


"1년 사이 전자책을 본 적이 있는 분 손들어주세요."

90% 이상 손을 든다. 전자책에 관심있어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니 당연한 결과다.

이 결과를 갖고 신문에 '전자책에 관심있는 사람들 90%가 전자책 읽는다'라는 기사를 쓴다. 틀린 기사는 아니다. 다시 즉석 설문을 한다.


"1년 사이 본인 돈으로 전자책을 1권 이상 결제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신 분 손들어주세요."

첫번째 질문에 손을 들었던 사람들 중 1/3만 손을 들고 있다. 청중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나지만 대략 그렇다.


"최근 3개월 이내에 전자책을 결제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분 손들어주세요."

이제 10%도 남지 않는다. 


"1년간 읽은 책 중 전자책 비중이 30%정도 되는 분. 연간 10권의 책을 읽는다면 그 중 3권이 전자책인 분 손들어주세요."

아주 드물게 한두명, 아니면 손을 들고 있는 사람이 없다.


이런 즉석 설문 후에 사람들에게 저 기사가 왜 0점짜리인지 설명할 필요가 없다. 다들 뭐가 문제인지 이해를 한다. 


다시 책값은 2000원이 적정하다는 내용으로 돌아가 보자.

모 유통사에서도 2012년에 같은 설문을 한 적이 있다.

전자책 가격이 얼마면 적정하겠느냐. 하지만 질문도 바뀌고 설문은 대상 역시 세분해서 진행했다.


"적정한 종이책 가격, 적정한 전자책 가격"이 질문 내용이었다.


1. 직전 1년간 종이책도 전자책도 이용해 보지 않은 사람.

2. 종이책은 보지만(이후 동일) 전자책을 전혀 모르고 한번도 이용해 보지 않은 사람.

3. 전자책에 대해 알기는 하지만 한번도 이용해 보지 않은 사람.

4. 전자책을 가끔 이용하는 사람.

5. 전자책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


1번 대상자들은 종이책 가격을 6,000원, 전자책 가격을 3,000원 정도로 얘기했다.

2012년 종이책 평균 가격은 12000원 이상이었다. 시중에 판매되는 책들 대부분이 12,000원 ~ 15,000원 사이였고, 할인이 포함돼 판매된 종이책의 평균 가격은 12,000원 안팎이었다. 종이책을 보지 않는 사람들은 종이책의 적정 가격을 6,000원이라고 답을 했다.


2번 대상자는 종이책 가격을 8,000원대로 전자책 가격은 3,000원대로 얘기했다.

3번 대상자 역시 종이책 가격을 8,000원대로, 전자책 가격은 3,000원대로 얘기했다. 하지만 2번 대상자보다 몇백원 높았다.

이 둘을 다시 세분해 종이책을 많이 읽는 사람과 일년에 10권 미만으로 읽는 사람을 구분하면 종이책 가격은 10권 미만으로 보는 사람은 6000원~8000원, 10권 이상 보는 사람은 10,000원으로 나온다.


4번 대상자는 전자책 가격을 4,000원대로 답했다. 종이책은 2번, 3번과 비슷했다.

5번 대상자는 전자책 가격을 6,000원대로 답했다. 이들은 종이책 가격을 10,000원 수준으로 답했다.


실제 전자책 서점에서 판매되는 책 가격은 장르 소설은 3000원 전후, 일반 단행본(종이책을 전자책으로 판매하는)은 8000원 전후이다. 어떤 상품이든 소비자들은 자신이 지불하는 금액이 비싸다고 생각한다. 종이책 가격은 독자들에게 언제나 비쌌다. 전자책도 마찬가지다. 전자책 가격은 권당 1000원에 팔아도 독자들은 비싸다고 느낀다. 


MP3 파일을 보자. 1만원짜리 시디를 팔다가 MP3로 판매하면서 한곡에 500원~1000원씩 팔때도 비싸다고 했고, 100곡에 5000원에 팔아도 비싸다고 한다. 한달에 5000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어도 이용료가 너무 비싸다고 투덜댄다. 


MP3를 돈을 내고 구매하는 사람들은 남들이 비싸다고 해도 돈주고 구매하지만, MP3가 비싸다고 불만인 사람은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어도 한달 5000원이 비싸다고 말한다. 


종이책의 인쇄/보관/유통 비용은 책값의 25%도 되지 않는다. 전자책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전자책 원가가 낮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는데 인쇄/보관/유통에 드는 비용이 25%라는 얘기다. 전자책 가격은 종이책 대비 70% 정도에 판매가 되고 있다. 그리고 책을 읽는 사람들은 전자책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느끼지만, 종이책 가격 역시 비싸다고 느낀다.


전자책 가격이 비싸서 안읽는다는 설문 결과가 어떤 대상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 나왔는지 확인해 보면 왜 전자책 소설 한권이 2,000원이 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설문을 진행한 사람이 장르소설과 일반 소설을 구분했을까? 설문에 답한 사람들이 장르소설 가격은 3000원 안팎이라는걸 알고 있을까? 그리고 책을 읽는 사람들일까?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종이냐 파일이냐 보다는 책의 내용에 더 큰 가치를 둔다. 내용이 좋다면 전자책 가격이 1만원이라도 돈을 내고 산다. 물론 비싸다고 툴툴대기는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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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이 된 사전

검색이 된 사전


https://brunch.co.kr/@borashow/123


 «검색, 사전을 삼키다»은 한달음에 읽었다. 사전 덕후로 살아온 정철 팀장이 쓴 자기 이야기이자, 그가 덕질로 닦아온 사전 지식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책이다. 네이버와 다음이 벌인 사전 전쟁의 뒷이야기로 읽어도 좋다. 위키백과 활동가인 정철 팀장이 쓴 위키백과 얘기도 재미있다. 


책이 디지털로 변하면서, 종이책도 전자책도 아닌 제3의 매체가 될 분야를 설명하면서 예로 드는게 사전입니다. 운동, 여행, 요리레시피 같은 몇몇 카테고리는 책이 아닌 다른 형태로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하면 종이책의 틀에 갇혀있는 분들은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이때 '사전'을 예로 들어줍니다.

종이로 된 두꺼운 사전이 전자사전으로 바뀌었다가 이제는 전자사전 조차 역사가 될 판입니다. 백과사전의 절대 강자 브리태니커의 아성은 위키피디아에 무너져 내렸고, 아무리 정보의 '질'을 소리높여 외쳐봐도 간단한 정보는 '지식인'을 찾습니다.

운동, 여행, 요리레시피 같은 책들은 사전과 같은 길을 걷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자책이 될 가능성도 아주 낮습니다. 이 카테고리는 사전처럼 책의 분류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종이책의 틀에서 이 분류의 책을 만드신 분들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비디오 테잎, 동영상 CD, 유튜브 QR 코드 등을 활용하면서 다른 분야보다 기술 발전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실 분들도 계실거예요.

'검색, 사전을 삼키다'는 출판쪽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출판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출판에 계신 분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사전이 검색이 된 방식과, 여행책이, 운동 책이, 요리 책이 앱이 되고, 게시판이 되고, 에어BNB가 되고, 트레이닝 서비스가 되는 방식에는 큰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소설이 웹소설이 된 것도 큰 틀에서는 같은 맥락으로 작용합니다. 전혀 다른 세계같아 보이겠지만, 순서도를 그려 보면 사전을 검색으로 바꾼 과정과 소설이 웹소설이 된 과정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안에 어떤 텍스트가 들어가든 (시작), [연산], <조건> 기호들과 이 기호들을 연결하는 선은 사전이든, 소설이든, 운동/여행책이든 똑같습니다.

사전의 어제와 오늘, 내일은 책의 일부 대분류 혹은 중분류의 어제와 오늘, 내일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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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유통 플랫폼 ① 전자책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오해 2/4

전자책 출판정보 2016.06.09 11:13

전자책 서비스는 종이책 출판과 조금 다릅니다. 종이책은 '출판'이고 전자책은 '서비스'라고 구분하는건 이 둘의 성격이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라는 단어도 출판계에 있는 분들과 IT업계에 있는 분들의 뜻풀이가 다릅니다. '기획'은 화성어와 금성어 만큼 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출판계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 업계와의 경쟁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습니다. 

출판사와 네이버가 경쟁관계야?

네. 전자책 이전 시기에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 업체들이 '책'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출판사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전자책 이후 시대에는 출판사가 없어도 책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예는 많이 있습니다. 종이 출판 시대에는 네이버가 백과사전 서비스를 준비할 때 동아 대백과사전이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이용했습니다. 지금은 브리태니커를 '참고목록'에 넣는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들 '위키피디아'나 '나무위키'의 URL을 참고목록에 올립니다. 종이 출판 시대에 국어사전 서비스를 준비했다면 민중서림을 찾아갔을거예요. 이제는 '표준국어대사전'을 사용합니다.

만화 작가들은 더이상 인쇄를 위해 만화를 그리지 않습니다. 종이책 시절에는 국배판, 신국판, 문고판 등의 크기를 고려해 만화를 그리고 이 만화가 잘 팔리면 웹에 올렸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을 고려해 만화를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사람들이 많이 보는 만화를 종이에 인쇄합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종이책 출간을 생각하지 않고 웹에 글을 올립니다. 이들을 3류라고 비웃는 분들도 많이 있지만, 3류 작가이 월 1천만원 이상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전자책으로 출간 2주만에 1천부를 파매하는 작가들이 수두룩 합니다.


이들이 활동하는 주 무대가 네이버이고 카카오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이해하려면 '전자책 유통 플랫폼', '전자책 서비스', '기획(IT 관점에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출판 플랫폼, 출판 서비스, 출판 기획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앞으로 몇회에 걸쳐 이 내용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1. 콘텐츠 표준이 없어 호환이 되지 않는다.[보러 가기]


2. DRM 때문에 하나의 뷰어로 서로 다른 서점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콘텐츠를 보기 위해 업체별로 다른 뷰어를 설치해야 하는 이유는 DRM 때문이다. 이 말은 반만 맞다. 


2009년에 삼성에서 만든 SNE-60이라는 모델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보면 예스24, 조선일보(텍스토어), 교보문고의 책을 모두 이용할 수 있었다. 넥스트파피루스라는 업체의 페이지원도, 아이리버의 스토리도 여러 업체의 첵을 지원했다. DRM 때문에 뷰어 하나로 여러 유통사의 책을 볼 수 없다면 이런 기기들은 존재할 수 없다.


하나의 뷰어에 여러 DRM을 적용하는 일은 서비스 혹은 사업적인 이유지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다. 뷰어에 있는 DRM 모듈은 복호화, 인증된 사용자 확인, 사용 기간 확인 등 비교적 간단한 기능을 요구 한다. 그래서 유통사가 이런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모듈을 제공하면 어떤 뷰어에서라도 교보문고, 리디붃, 예스24의 전자책을 볼 수 있다. DRM 모듈은 DRM의 모든 비밀을 알려줄 수 있는 소스코드가 아닌, 필요한 기능만 사용하고, DRM의 비밀까지는 확인할 수 없도록 컴파일 된 SDK 형태로 제공을 한다. 뷰어 개발자는 DRM을 통해 콘텐츠를 복호화시키고 자신들의 뷰어에서 열어볼 수 있게 할 수는 있지만, DRM 자체를 해체시키지 못하고, 뷰어 개발사도 자신들이 제공한 SDK에 해당 뷰어에서 누가 언제 어떤 콘텐츠를 다운로다 받고 열어봤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기 때문에 불법복제 등의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유통사는 'DRM이 전자책 활성화를 방해하는 주범이다'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일까?


업체별로 다른 뷰어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업체별로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DRM 문제가 아닌 서비스의 문제다. 이용자들은 책을 구매하고, 다운받아, 열어서 보는데 무슨 서비스냐 하겠지만, 구매에서 책을 보기까지, 그리고 보는 과정에서 행하는 여러 행동들은 아주 복잡한 시스템을 거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어떤 업체는 EPUB2와 이미지를, 어떤 업체는 EPUB2와 EPUB3를, 어떤 업체는 자체 포멧의 파일과 EPUB2를 지원한다. 어떤 업체는 연재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떤 업체는 만화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기기에서 여러 DRM을 처리하는건 간단하지만, 한 기기가 업체별 서로 다른 서비스를 모두 지원하기는 아주 어렵다.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데 들인 비용만큼 수익을 낼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유통사가 원하는 서비스를 뷰어 제공 업체가 100%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아주 간단한 예로, 네이버 서비스를 보자. 네이버는 EPUB/이미지 뷰어 기반의 네이버 북스 서비스와 이미지 연재 기반의 웹툰, 텍스트 연재인 웹소설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이 서비스를 보는 뷰어는 모두 다르다. 네이버 북스, 네이버 웹툰, 네이버 웹소설을 각각 다른 앱으로 봐야한다. 네이버 같은 IT 전문 기업조차 서비스를 나누는데 '전자책'이라고 뭉뚱그려 유통사별로 서로 다른 서비스를 뷰어 하나에서 이용하도록 만들 수는 없다. DRM 때문에 하나의 뷰어로 여러 유통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게 아니고 유통사별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서로 달라(독자들은 똑같다고 느끼겠지만 버스와 지하철 만큼 달라) 뷰어를 통합할 수 없는 것이다.


같은 운송수단이니 버스도 지하철처럼 철길을 깔고, 전력선을 세워 10량씩 운행하면 공해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길막힘도 없을 것 아니냐는 얘기와 비슷하다. 승객 입장에서는 문이 열리면 표를 내고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하는 수단이니 버스와 지하철이 별 차이 없어보여도, 버스기사와 지하철 기관사의 입장에서는 둘은 전혀 다른, 서로 통합될 수 없는 운송서비스일 것이다. DRM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봐야 왜 통합이 어려운지 이해할 수 있다.


DRM이 문제라고 하는 사람들한테 DRM이 뭐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럼 왜 DRM이 문제냐고 물어봐도 제대로 된 답을 하는 사람이 없다. 신문 기사로 본 얄팍한 지식으로 'DRM이 달라 책이 열리지 않는다'는 수준의 답을 할 뿐이다. 이 말 역시 반만 맞다.


디지털 권리 관리(Digital rights management, DRM)는 책, 영상, 음원, 이미지 등의 디지털 저작권자가 그들이 배포한 디지털 자료나 하드웨어의 사용을 제어하고 이를 의도한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제한하는 데 사용되는 모든 기술들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는 종종 복사 방지, 기술 보호 장치와 혼동하기도 한다. 앞의 두 용어는 디지털 권한 관리 설계의 일부로, 이런 기술이 설치된 전자장치 상의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 사용을 제어하는 데 사용되는 기술을 지칭한다.(출처 : 위키피디아/디지털_권리_관리. 일부 내용 수정)


DRM은 콘텐츠의 사용을 제어하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조금 더 복잡한 의미를 담고 있다. 위키피디아에서 '혼동하기도 한다'는 복사 방지, 기술 보호 장치 까지 DRM 시스템에 포함되어 있으며 사용할 때 뿐 아니라 유통사의 서버에 저장할 때도 DRM을 걸어놓는다. 해킹을 당해 서버에서 직접 콘텐츠를 빼내더라도 파일이 암호화 되어 있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DRM은 다른 역할도 있다. DRM은 단순히 인증 받은 기기에서 콘텐츠가 열리도록 제한하는 기능이 아니다. 이 사람이 콘텐츠를 다운받을 권한이 있는지, 언제까지 다운받을 수 있는지, 언제까지 이용할 수 있는지, 이용 기간이 지나면 어떻게 처리를 할지 등 서비스와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페이지 일부만 보게 하는 것도 DRM 시스템이 담당하고 있다. 쉽게 말해 구매부터 콘텐츠를 열어보기까지 모든 과정이 DRM과 연결돼 있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SNS 이용이 늘어나면서 책속의 좋은 문장을 공유하는 기능이 뷰어에 담겨있다. 그런데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공유를 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된다. 예전에는 본문 텍스트 선택 자체를 막았지만 공유를 위해 텍스트 선택을 열어뒀으니 얼만큼 선택이 가능하게 할지, 몇 번까지 공유를 하게 만들지 등을 제한하는 기술이 필요하고, DRM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넓은 의미에서 이 역시 DRM의 역할이다.


유통사별로 서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DRM을 통일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DRM을 통일시키겠다는 프로젝트를 들여다 봐도 DRM 자체를 통일시킨다기 보다는 콘텐츠의 암호화/복호화 방식을 통일시키는 수준일 뿐이다. 콘텐츠의 암호화/복호화 기술을 통일시키면 교보에서 산 전자책을 예스24 뷰어로 볼 수 있을까? EPUB2로 제작된 책은 가능하다. 그런데 교보에서 판매중인 EPUB3 콘텐츠 '미움받을 용기 - 음악이 들리는 ebook'은? Sam 서비스 역시 예스24 뷰어로는 이용하기 어렵다. 네이버 N스토어에 있는 연재 콘텐츠를 교보문고 뷰어에서 보고싶지 않다. 연재는 결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DRM이 통일된다고 해도 네이버가 교보에 결제모듈까지 연동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MP3를 예로 들면서 non-DRM이라면 뷰어가 통합될 수 있지 않겠냐고 얘기한다. 그런데 MP3 플레이어는 통합되어 있을까? 단순히 음악을 듣는 서비스라면 non-DRM MP3 파일은 어떤 플레이어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MP3는 음악을 듣는 서비스에 치중되어 있어 플레이어(전자책에서라면 뷰어) 통합된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이용율은 낮아도 시중에는 다양한 형태의 MP3 파일이 존재한다. 그리고 음악 서비스는 MP3로만 제공되지 않는다. MP3 뷰어가 정말 통합되어 있다면 멜론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벅스에서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나갔다고 생각했다면, m4b 포멧을 보자. 이 역시 MP3에 기반한 파일이지만 오디오북을 위해 만들어졌다. 일반 MP3 플레이어에서는 m4b 포멧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 지원을 하더라도 m4b가 제공하는 오디오북에 특화된 기능은 지원하지 못한다. 그래서 별도의 오디오북용 플레이어가 존재한다. 

음악 CD를 음원 손실 없이 추출해 주는 유형의 포멧도 있다. 이 파일은 mp3처럼 음악별로 하나의 파일로 저장되는게 아니고, CD가 통으로 하나의 파일이 된다. 많은 MP3 플레이어가 이 포멧을 지원하지만 제대로 듣기는 어렵다. 대부분 CD의 1트랙부터 플레이를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플레이어는 파일 안에 있는 음악을 트랙별로 선택해 들을 수 있고, 다른 파일과 목록 구분 없이 플레이할 수도 있다.

MP3 역시 서비스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에 최적화 된 플레이어가 존재하는 것이다. 전자책 역시 서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유통사별로 서로 다른 뷰어를 사용하는 것이지 DRM이 통합되지 않아서 서로 다른 뷰어를 이용하도록 강요하는게 아니다.


DRM은 단순히 콘텐츠의 불법 유통을 막는 장치가 아니다. '전자책 서비스'의 구석 구석에 DRM이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DRM만 단독으로 작동하지도 않는다. DRM은 회원정보와 연결되어 있고, 결제시스템과 연결되어 있다. DRM 때문에 하나의 뷰어로 여러 유통사의 콘텐츠를 볼 수 없는게 아니고 '전자책 시스템'과 '전자책 서비스'가 유통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뷰어를 통합시키기 어려운 것이다. 


모든 유통사가 EPUB2, EPUB3를 지원하고, 회원관리도 하지 않으며 콘텐츠를 일정 기간만 다운받을 수 있게 한다면 DRM 통합이 가능하다. 이런 서비스라면 DRM에 콘텐츠 사용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구매자)의 정보를 담아 암호화시킨 후 통합뷰어가 이를 복호화 할 수 있도록 하면 쉽게 통합뷰어를 만들 수 있다. 독자들이 음악만 듣는 MP3 다운로드 방식의 서비스를 이용하듯이 텍스트 중심의 책만 읽어도 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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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통합 앱마켓 원스토어, 전자책 플랫폼 ‘ONE books’ 런칭

통신 3사 통합 앱마켓 원스토어, 전자책 플랫폼 ‘ONE books’ 런칭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및 네이버가 손을 잡고 원스토어를 출시함에 따라 기존에스토어 기반으로 운영되던 국내위 전자책 플랫폼 스토어 북스(Tstore books) ONE books로 개편된다이에 가입 통신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서비스 접근 및 이용이 가능해져고객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통신사를 통한 전자책 판매량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통신사와 거래를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출판사도 자신들의 전자책이 북큐브, 한국이퍼브, 교보문고 등을 통해 B2BC로 판매가 되고 있다는건 알거예요. 아직 모르셨다면 지금이 알아야 하는 때입니다.

지금까지는 SKT가 매출이 가장 높았고, KT와 LG는 활성화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통 3사가 공동으로 서비스 하는 플랫폼이라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 생각됩니다.

통신사의 전자책 서비스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통신사의 포인트를 사용한 결제를 지원한다면 독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책을 볼 수 있습니다. 포인트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현금성이기 때문에 도정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이용자 입장에서는 돈이 아니기 때문에 할인을 받는다는 생각이 듧니다.
통신요금과 결합도 가능합니다. 이통 3사가 지속적으로 제공해 온 서비스여서 통합 이후에도 제공이 될 것 같습니다. 통신요금과 결합하면 고정 매출이 생길 수 있습니다. T프리미엄 처럼 한두 종으로 몇백만원이 한번에 들어올 수 있는 매출처가 됩니다. T프리미엄 서비스를 종료한게 원북스 론칭 때문이었겠다 싶네요.
이외에도 통합플랫폼이어서 번호이동 등으로 인한 불편이 사라졌다는 점, 통신요금 합산 결제가 쉬워졌다는 점 등등 다양한 이점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일 것 같습니다.
출판사가 개별로 계약하는 방식은 아닌 것 같고, B2BC로 공급을 받을텐데 그러면 메인 CP의 영향력이 큽니다. 지금처럼 여러 CP를 통해 공급을 받는지, 한두곳의 CP가 주도권을 갖는지에 따라 전자책 영업을 어떻게 할지 결정됩니다.

시장이 조금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와 새로운 갑의 출현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있는 만큼 전자책을 유통하는 출판사 담당자들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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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천억대 교보문고, 이익률은 0%대…수익보다 독서에 더 관심


매출 5천억대 교보문고, 이익률은 0%대…수익보다 독서에 더 관심


고 신용호 창업자의 '책사랑'…국민 독서량이 나라장래 좌우
책 베껴가도 눈치 주지 마라…연 4000만권 판매 '독보적 1위'

모바일족 증가에 성장 한계…오프라인 단행본 시장 위축
수년간 매출 5000억대서 정체…경영이념이 위기대응 더디게해


기사 모두 보기 : http://goo.gl/AUNnjm



상당히 수긍이 가는 기사입니다. 일방적인 대기업 까기 아니면 3만원보다 비싼 식사 얻어먹었을 듯한 칭찬용 기사들 사이에 간만에 기사다운 기사를 봤네요.


2000년대 초 인터넷 서점들이 벌인 30~40% 할인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던 탓에 온라인 시장을 기선제압하는 데 실패했다.


-> 판단착오라고 아쉬워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당시 시장 상황에서 교보문고는 이런 선택을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할인에 대한 비난, 출판계의 반발, 오프라인과의 마찰 등 다양한 외적 요인때문에 예스24 처럼 발빠르게 온라인 할인으로 뛰어들 수없었습니다. 직원들 모두 '할인'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교보문고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발목을 잡았지요. 결과는 시장점유율로 나타났습니다.


“겉으로는 출판도시로 옮긴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내부에선 미래 먹거리가 불확실하다는 불안감이 팽배했다”고 말했다. 2013년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전년보다 3.7% 줄었고 영업이익도 적자가 났다.


-> 책만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은 이미 내려졌습니다. 그렇지만 대안을 찾지도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영업이익 적자야 다른 할말이 있습니다만, 어째든 창사 이래 최초의 적자여서 충격도 컸고요. '변화'가 필요했는데 '어떻게'를 찾지 못했던 시기입니다.


“교보문고 임직원은 하나같이 회사와 서점업을 사랑한다”며 “역설적이지만 이런 문화가 위기를 돌파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


-> '어떻게'를 얘기하다 보면 결론은 항상 '점잖은 문화사업'으로 흘렀습니다. '인문학적 정서가 지금까지 교보문고를 키워 온 원동력이지만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데는 오히려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에 공감이 갑니다. 시장에서 19금 로맨스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19금 로맨스 도서는 베스트 목록에 오르지도 못했습니다. '사업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바보같아 보이겠지만, 조금만 정도에서 벗아나도 고객들이 전화를 걸어 '어떡게 교보문고에서...'라거나 언론에 '교보문고도 다를게 없다'는 식의 기사가 나옵니다. 브랜드 가치를 지키느냐 시장 점유율을 지키느냐의 선택 문제는 답을 쉽게 내리기 어렵습니다. 교보문고는 브랜드 가치에 조금 더 무게를 뒀기 때문에 시장지배력이 조금식 약해졌습니다.


교보문고는 정도를 지키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바로드림 서비스는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넘겨주고, '책은 매장에서 보고 주문은 ****(온라인서점)에서 하세요' 같은 지저분한 광고에 현명하게 대처를 한 서비스입니다. 바로드림 센터로 확장하면서 대형매장에 대한 지역 서점들의 반대를 줄이고 매장 운영비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모델도 개발을 했습니다. 바로드림 센터는 온라인 주문-오프라인 픽업 외에도 지역 독자들이 자주 찾는 책 데이터를 구축해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독자들이 찾는 책을 알면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공간에서 커피를 팔고, 핫트랙스의 문구 상품을 파는 등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10년 넘게 고민해 오던, 서점에서 벗어나 문화기업으로 확대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몇십년이 지난 후라면 모를까 교보문고는 옷을 팔고, 라면을 팔지는 않을 것입니다. 교보문고 매장은 '문화'라는 카테고리의 상품을 파는 '문화 상품 매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커피도 팔던데?', '전자제품도 팔잖아'


이제 커피는 기호식품, 음료가 아닌 문화 상품 카테고리로 들어갔습니다. 수많은 북카페를 보세요. 한잔에 5,000원식 하는 커피는 더이상 커피를 마시려고 사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책과 차(tea)는 아주 긴밀한 연계 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에서 파는 전자제품을 잘 살펴보세요. MP3플레이어, 카메라, 이어폰/헤드폰, 스피커, 태블릿이 대부분입니다. 이와 관련된 악세사리들을 포함해서요. 이들 역시 '문화'로 포장을 할 수 있는 상품들입니다. MP3 플레이어가 진열된 곳 근처에는 음악 CD를 판매합니다. CD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더 좋은 음질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용도야 어찌됐든, 태블릿은 전자책을 위한 기기로 포장을 합니다.


판매하려는 상품을 '문화'로 포장한다는 것은 기자의 분석처럼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데는 오히려 약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기업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돈이 된다고 이곳 저곳 발 뻗어가며 큰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 사방에 널려 있잖아요. 시장의 속도보다 느리려 미련해 보이더라도 '문화'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만 바라보며 큰 돈 벌기 보다는 자신의 업을 이어 가려는 기업 한 곳쯤은 있어 줘야 하잖아요 ^^


끝으로... '바로드림'이 잘 되서 뿌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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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유통 플랫폼 ① 전자책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오해 1/4

전자책 출판정보 2016.05.20 09:59

전자책 서비스는 종이책 출판과 조금 다릅니다. 종이책은 '출판'이고 전자책은 '서비스'라고 구분하는건 이 둘의 성격이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라는 단어도 출판계에 있는 분들과 IT업계에 있는 분들의 뜻풀이가 다릅니다. '기획'은 화성어와 금성어 만큼 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출판계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 업계와의 경쟁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습니다. 

출판사와 네이버가 경쟁관계야?

네. 전자책 이전 시기에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 업체들이 '책'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출판사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전자책 이후 시대에는 출판사가 없어도 책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예는 많이 있습니다. 종이 출판 시대에는 네이버가 백과사전 서비스를 준비할 때 동아 대백과사전이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이용했습니다. 지금은 브리태니커를 '참고목록'에 넣는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들 '위키피디아'나 '나무위키'의 URL을 참고목록에 올립니다. 종이 출판 시대에 국어사전 서비스를 준비했다면 민중서림을 찾아갔을거예요. 이제는 '표준국어대사전'을 사용합니다.

만화 작가들은 더이상 인쇄를 위해 만화를 그리지 않습니다. 종이책 시절에는 국배판, 신국판, 문고판 등의 크기를 고려해 만화를 그리고 이 만화가 잘 팔리면 웹에 올렸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을 고려해 만화를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사람들이 많이 보는 만화를 종이에 인쇄합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종이책 출간을 생각하지 않고 웹에 글을 올립니다. 이들을 3류라고 비웃는 분들도 많이 있지만, 3류 작가이 월 1천만원 이상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전자책으로 출간 2주만에 1천부를 파매하는 작가들이 수두룩 합니다.


이들이 활동하는 주 무대가 네이버이고 카카오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이해하려면 '전자책 유통 플랫폼', '전자책 서비스', '기획(IT 관점에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출판 플랫폼, 출판 서비스, 출판 기획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앞으로 몇회에 걸쳐 이 내용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자책 사업은 '책을 판매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전자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를 '책 유통'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1. 콘텐츠 표준이 없어 호환이 되지 않아 이용에 불편하다.

2. DRM 때문에 하나의 뷰어로 여러 서점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3. 콘텐츠 가격이 비싸다.

4. 콘텐츠가 부족하다.

 

전자책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로 항상 나오는 답변들이다.

이런 답변을 한 사람과 이런 답변을 받아 기사를 쓰는 사람, 이게 진짜 전자책 사업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장담하건데' 전자책을 읽지 않는다. 전자책을 꾸준히 읽는다면 절대로 이런 얘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1. 콘텐츠 표준이 없어 호환이 되지 않는다.

 

이런 주장은 최근에는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내 주요 전자책 유통사를 꼽아보라면 리디북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네이버, SKT, 북큐브, 카카오페이지 정도다. 매출 비중이 높고 전자책을 단행본으로 판매해서 전용 뷰어로 책을 보는 서비스 형태의 사업자들만 고른 것이다. 연재는 제외했다.

이 업체들은 모두 EPUB2를 기본으로 지원한다. 카카오페이지만 연재형 콘텐츠는 이미지로, 단행본 단권 판매는 EPUB2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리디북스에서 잘 열리는 책은 교보문고에서도 잘 열린다. 예스24에서 열린다면 아무런 수정 없이 네이버, SKT 뷰어로도 볼 수 있다.


'교보에서 구매한 책은 예스24에서 볼 수 없어'


당연히 볼 수 없다. 이건 서비스 문제지 콘텐츠 표준 문제가 아니다. 교보에서 구입한 콘텐츠를 예스24 뷰어로 볼 수 없는 이유는 교보문고가 교보문고에서 구입한 전자책을 교보문고 뷰어에서 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예스24는 교보문고에서 구입한 콘텐츠를 예스24의 뷰어로 보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책 서비스 사업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똑같은 책이 리디북스, 교보문고 뷰어에서는 주석이 팝업으로 뜨는데 예스24에서는 팝업으로 안뜨잖아. 그러니 한곳은 표준을 지키지 않은거잖아.'


콘텐츠가 표준을 지켰다고 해서 보여주는 방식이 똑같을 필요는 없다. 주석을 팝업으로 처리하든, 링크로 처리하든, 무시를 하든 그건 서비스 영역이지 콘텐츠 표준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IDPF의 EPUB 2 표준문서 어디에도 뷰어에서 반드시(MUST) 팝업주석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국내 유통사 뷰어에서 문제 없는 콘텐츠를 구글 플레이북, 애플 아이북스에서 열어도 잘 열린다. 반즈앤노블 누크에서도 열리고, 코보에서도 열리고, 유럽에서 많이 사용하는 토리노 뷰어에서도 잘 열린다. 모두 EPUB 표준을 지켜 만든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그럼 아마존은? 아마존은 EPUB을 지원하지 않는다. 자체 포멧으로 서비스를 한다.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mobi라는 포멧에 기반한 azw라는 파일 포멧을 사용한다. 그런데 아마존조차 최근에는 EPUB을 참고하고 있다. azw(KF8) 파일의 구조를 분석해 보면 EPUB 펴준을 대부분 반영한 상태다.

 

그러니 앞으로는 표준이 없어 호환되지 않는다는 무식한 소리는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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